아침 알람 소리에 무거운 눈을 뜨고, 만원 버스나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. 늘 하던 일을 기계적으로 처리하고, 퇴근 후엔 스마트폰을 보며 배달 음식을 먹는다. 참 신기하게도 어제와 오늘, 그리고 내일의 풍경이 데칼코마니처럼 똑같다.심리학에서는 이를 의식이 잠든 채 살아가는 '자동조종(Autopilot) 상태'라고 부르고, 영성에서는 거대한 사회적 시스템에 갇힌 '매트릭스(Matrix)의 삶'이라고 한다. 영국 드라마 《닥터 후》의 위대한 서막, 시즌 1의 1화 〈로즈(Rose)〉는 바로 이 쳇바퀴 같은 일상에 갇힌 한 평범한 영혼의 이야기로 시작된다.익숙한 물질세계가 무너질 때 | 마네킹의 습격주인공 로즈 타일러는 런던의 한 백화점 점원이다. 그녀의 일상은 지루하지만, 적어도 '안전'해 보인다. 하지만 드..